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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기사]주거취약계층이 원하는 건 집만이 아닌 '공동체' 2019-11-21
 
[언론기사]

주거취약계층이 원하는 건 집만이 아닌 '공동체'

빅이슈 215호 76p-78p 애드버토리얼


 지난 11월 6일, 국회에서 주거취약계층의 현실을 조명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윤관석 의원실이 주최하고, 주거복지재단·한국주거복지포럼·국회 통합과 상생포럼이 공동주관한 ‘주거취약계층 실태와 정책 개선방안 세미나’가 그것이다. 이번 세미나는 특히 주거취약계층의 삶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로, 상담원들이 직접 발로 뛰어 주거취약 실태를 조사한 결과가 발표되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비주택 거주자를 대상으로 하는 주택 관련 정보 제공과 더불어 이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기 위한 정보를 모으는 것이 조사의 목표였고, 국토교통부와 LH 한국토지주택공사, 주거복지재단이 힘을 모아 2개월간 상담을 진행했다. 주거취약계층의 실태를 듣고자 하는 시민들로 장내가 가득 찼다.

 이번 실태조사는 고시원, 쪽방, 비닐하우스, 여관 등 수도권 지역 비주택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에게 직접 찾아가 설명하고 문답을 한 결과로, 2017년 국토부에서 발표한 주거복지 로드맵의 취약계층 주거지원 대책을 강화하고, 주거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정책 등의 바탕이 된다. 여기에는 다수의 국민이 주거 상담, 지원 절차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수요자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바탕이 되었다. 특히 ‘찾아가는 주거복지상담’의 추진 배경에는 비주택 거주자가 급증하고 있는 현실이 있었다. 주거취약계층들은 주거복지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이들에게 주거 안정을 전달하기 위해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할 필요도 존재했다.

 LH는 운영기관 및 이해 관계자(비영리 단체 등)를 총칭하는 ‘LH 프렌즈’를 구축해, LH 프렌즈, 주거복지재단과 LH가 같이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통하여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거점 기관이 현장 활동가 등을 채용해 사업을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는 수요자가 직접 정보를 찾는 ‘공급자 중심 정보전달’을 넘어, 공급자가 직접 수요자를 찾아가 정보를 폭넓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전달 패러다임을 전환 및 확대하고자 했다. 방문 상담과 동시에 주거실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것이다. 그 결과 서울 및 수도권 지역에서 약 3만 건 이상의 상담 실적을 달성하였고, 약 1만 3천 부의 설문지를 수집, 취합했다. 지난 10월 24일,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국토부의 ‘주거지원 강화 대책 2.0’이 발표되었다. 이 주거지원 강화 대책에는 2022년까지 다자녀가구, 보호종료아동, 비주택가구 구성원 등 약 3만 가구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 포함되어 있다. 특히 2019년 갤럽코리아의 ‘주거복지사업 정보전달체계 개선을 위한 조사’에 따르면, 주거취약계층은 주택 무관심층 비율이 높고, 주위의 지인을 통해 주택 관련 정보를 전해 듣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직접 발로 뛰어 정보를 제공하는 패러다임 전환의 근거다.

 주거복지연구원 박근석 원장이 발제한 ‘찾아가는 주거복지상담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주택정책이 맞추어야 할 초점이 명확해진다. 5~60대 장년층 및 노년층 유입 인구의 50% 이상이 비주택에 살고 있었다. 수급자 비율도 62% 정도로 높게 나타났다.

 현재 거주하고 있는 곳을 유형별로 나누었을 때, 평균 거주 기간은 비닐하우스가 10년으로 가장 높았다. 납부하고 있는 월 임대료는 고시원, 쪽방, 비닐하우스 순으로 높았다. 비닐하우스의 보증금은 약 700만 원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비주택 가운데 상대적으로 평수가 넓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거주자들이 거처의 불편 요소로 꼽은 것은 ‘채광·통풍·습기’ 등 환경 제반에 대한 사항이었다. 침실 면적과 욕실 및 취사시설 역시 불편 사항으로 등장했다. 거처가 위치한 거주 지역으로 범위를 넓혔을 때, 이들은 지역사회 내에서 받는 나쁜 인상을 가장 큰 불편 사항으로 삼았다. 향후 주거취약계층의 공동체 구성에 정책적 중점을 둘 수 있는 결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비주택은 대부분 응답자가 직접 발품을 팔아 집을 구하게 되거나 지인의 소개를 통해 알게 된 경우가 많았다. 특히 이들 대부분이 주거복지 프로그램을 인지하고 있지만, 그것이 곧 직접적인 이용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주거 프로그램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저렴한 공공주택’을 원하는 목소리가 1순위로 가장 높았고 월 임대료 지원이 다음을 이었다. 주거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않는 이유는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인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물론 임대주택에 들어가더라도 차후 비용 마련이 어렵다는 것도 이유였다. 향후 희망 주거지에 대해서도 응답자들은 ‘공공임대주택’을 69%로 가장 높게 꼽았다. 이들은 최소 11~15평 등을 거주 기준을 꼽았고, 부담 가능한 임대료는 17만 원 정도라고 응답했다.

 주거취약계층이 현 거주지에 계속 살고 있는 이유는 대부분 경제 사정 때문이었다. 입주 기회가 있었지만 보증금이 없어 포기한 경우도 있었다. 주거취약계층은 노동시장에서도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어, 목돈을 마련하기 어렵다. 주거취약계층은 저축도 어려운 실정이다. 대부분 주거비용으로 소요되기 때문이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임대주택에 거주했던 이들이 다시 쪽방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지역사회 내 커뮤니티에 대한 갈망이 있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시원의 경우, 60대 이상의 고연령층에서 소득의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 것과 더불어, 공동체가 구성되기 어려운 현실에 대한 호소가 있었다. 비주택 중 쪽방의 주민들은 1인 가구로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불안함을 갖고 있었다. 이번 조사와 상담을 통해 드러난 주거취약계층의 다양한 목소리는 단순한 주택 정보 제공을 넘어서 거주지 현황 분석, 심리적 효과 분석 등을 통해 더욱 폭넓은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계기로 기능할 수 있다.

 주거취약계층의 주거안정 대책 마련을 위해, 주기적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결론이다. 수도권 외 지역을 대상으로도 조사가 실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상담원으로 활동한 이들은 이 조사가 정책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수집된 정보는 전국 상담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하게 된다.

 발제 이후 지정 토론 및 플로어 토론을 통해, 주거취약계층 실태와 정책 개선 방안에 대해 각계각층의 논의가 있었다. 국토연구원 박미선 박사는 영국의 사례를 들어 한국의 쪽방과 고시원과 같은 ‘쪼개기’ 형태의 주거가 지양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협동조합 ‘노느매기’ 박상호 부이사장은 일자리를 통해 관계망을 형성하기 위한 협동조합을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직업 등 입주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도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주택도시공사 주거복지처 서종균 처장은 “주거취약계층에 대한 정책의 발전 정도가 굉장히 낮은 수준”임을 지적하고, 지속적인 문제 제기와 정책 제안을 통해 보완되어야 할 점을 지적했다.

 서울시립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의 지우형 팀장은 “주거취약계층은 보증금보다 월세의 부담을 많이 느낀다. 주택 유지에 대한 어려움이 존재하는 것이다. 공급을 넘어, 입주 후 사망까지 생활 전반에 대한 복지를 실현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상담원들은 이번 조사를 통해 열악한 상황을 직접 대면하면서 겪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이날 발표된 응답 자료는 많은 이들이 좀 더 나은 주거 환경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입법과 정책 발전 방향에 대한 고민을 잇는 기회가 되었다. 헌법 35조에는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주거권이 명시되어 있다. 비주택에 거주하는 취약계층이 좀 더 안전한 삶을 추구할 수 있는, 주거 사각지대 없는 대한민국을 위한 각 기관의 노력을 기대해본다.


* 해당 기사는 빅이슈코리아로부터 동의를 얻어 게시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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